그저께였다.
매미가 울기 시작한게.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들인데도
잠깐 잠깐 해가 얼굴 내밀 때 열심히도 울어댄다.
이제야 진짜 여름인가 싶다.
징징대지 않고 멀쩡히 잘 놀고 있는 아가를
포대기로 내 몸에 묶고
며칠 내내 내린 비와 어두움에 우울해 할까바
괜히 주절주절 떠들어 준다.
포대기에 아가 업고 부채들고
둥실둥실 스텝을 밟으며 동네를 돌아다니면
그야말로 동네 아줌마.
한 손에 메로나를 들어주면 완벽한 장면.
이 아줌마가
그림 좀 그리려고 스케치를 시작했는데 진도가 안나간다.
장마 때문에 그리기 시작한 그림인데 장마가 끝나간다.
여름 안에는 그리겠지.
그래도 진행중인 그림이 펼쳐져 있으니
조금은 느려도 마음은 배부르다.
아. 여름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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