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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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에서 흙맛이 나고,
식도가 10m쯤 되서 음식은 내려가는 둥 마는 둥, 
하루 종일 멀미에
내 콧구멍 냄새가 역겹고,
불시에 입이나 뒤로 분수가 터져나오고,
누워있어도 앉아있어도 서있어도 불편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몇 개월이 지나고.

이제는 좀 살만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들은 발생하는 중이다.
시도때도 없이 두통이 찾아오고,
먹을 수 없는 음식이 수도 없이 많고,
배가 나와 뒤뚱거리고,
숨도 차고, 잠자기가 힘들어지고...

내 몸 속에 자라고 있는 이 존재는
단순히 내 몸의 공간을 공유할 뿐 아니라
나의 삶 전체를 뒤집어버렸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겠지.
해산의 고통... 그리고 산후엔
내가 지금 상상할 수 없는 또 다른 삶의 모습으로 변할 것이다.

그 모든 고통과 불편함들을 견딜 수 있는 것은
내가 이 아이의 '엄마'라는 그 단순한 사실 때문. 
이 모든게 놀라울 뿐이다.

우리 아가... 빨리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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