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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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묘미는 낯설음에 있다.
사람들은 낯선 것에 불편함-두려움과 동시에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는데,
그것은 일상이 줄 수 없는 새로운 감정이다.

나의 7박 8일 여행은 낯설음의 관점에서는 실패였던 것 같다.
익숙한 곳을 몇 군데 찾아간 이유도 있지만
처음가는 곳도 새로울 것은 없었다.
국내여행이라 그랬던 걸까 내 마음이 너무 건조해져서 그런가.
하지만 낯설지 않아도 할말을 잃게 만드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것은 자연.

특히 대매물도 방파제에 앉아서 봤던 일몰은 잊혀지지 않는다.
매일 뜨고 지는 해인데- 여행지에선 그것이 그렇게 특별하다니 웃기기도 하지만
서울에서는 공간을 온통 채워버리는 건물들과 희뿌연 하늘 탓에 해가 왔다 가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지...

일상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쉼을 얻으려 여행을 떠났는데
여행은 오히려 일상을 보게 한다.
매일 뜨고 지는 해와 그렇게 주어지는 나의 하루-
온통 삶을 메워버리는 '해야할 것'들 탓에 감사와 즐거움을 잃어버린 삶.
내게 주어진 것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삶.
다시 돌아온 일상.
느릿느릿 그림을 그려보고,
살뜰히 집안을 돌보는-

내게 주어진 이 하루를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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