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5, 2013

*

남편이 출근하기 시작한 이후로 점심식사 시간에는 꼭 책을 보게 된다.
(밥먹을 때 딴 짓하는 게 좋은 습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안그래도 식사량이 적은데  책이라도 읽지 않으면 순식간에 식사가 끝나고,
그렇게 싱겁게 식사가 끝나면 배가 허전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시간이 그냥 심심하다.

책을 읽다보면 머릿속에서는 작가의 말투로 같이 대화를 하고 있다.
작가가 무슨 말을 하든 나는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털어놓는다.
거의 연관성 없는 이야기들- 그래 이건 차분한 대화라기 보단 수다에 가깝다.
그러고 나면 앗, 나도 작가처럼 어서 글로 적어놔야 겠다고 생각하지만
책을 덮는 순간 모든 것이 다 사라진다. 너무 흥분했었나.
흠, 책을 덮기 전에 메모를 해야지.

그나저나 이렇게 혼자 하는 점심도 이제 얼마 안남았네-
오늘의 메뉴는 각종 토마토리조또 레시피를 정독한 뒤 내 멋대로 만든 토마토죽밥.










March 12, 2013

*

작업중




















내 첫 아이와 첫 그림책이 슬슬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아이가 나오기 전에 그림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면 
나는 어쩌면...조금은 절망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림 그리는 일은 아주 먼 훗날로 미뤄버렸을지도.
그게 마땅한거라 스스로를 설득했겠지. 

아직 출판물을 손에 넣은 것은 아니지만(출판까지는 또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 
샘플책을 만들기 위한 디자인 과정, 인쇄 과정을 보고 있으니 
다시금 열정이 살아난다. 
다음은 무엇을 그릴까? 자꾸 생각하게 되고, 그 생각이 날 신나게 한다. 

모든 엄마들이 아이가 나오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말을 할 때에
나는 과연 시간을 쪼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동일한 고민을 하면서 그 상황 속에서도 책을 만들어 냈던 작가들을 보면서 
나도 힘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한다. 

작가로서의 삶. 
지금 나의 일이자 동시에 여전히 꿈인 것. 
그것을 다시 마음속에 불러 일으킬 에너지가 생긴 것에 감사하다. 
나는 할 수 있고, 아이들은 내게 새로운 영감이 될 것이라 믿고 나아가야지.